세계가 인정한 한글,
얼마나 알고 있나요? |
아침에 일어나 TV를 켜서 뉴스를 보고, 가족과 대화를 하며 아침 식사를 한다. 조금 여유로울 때는 읽고 싶었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반가운 사람과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을 보며 깔깔 웃기도 한다. 이 모든 일상에는 ‘언어’가 존재한다. 언어가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언어의 중심에 ‘한글’이 있다.
‘한글’은 문자를 만든 사람과 유래, 글자를 만든 원리를 기록으로 갖고 있는 세계 유일의 문자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아주 특별한 기념일이 있다. 바로 ‘한글날’이다. 한글 반포 570돌을 맞아, 오늘은 한글과 한글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한글에 대해 아는 만큼 한글을 더욱 사랑하고 아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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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글을 왜 만들었나요?
훈민정음 창제에는 백성을 사랑하는 세종대왕의 마음이 담겨 있다. 훈민정음을 만들기 전에는 우리말을 적을 문자가 없어 한자를 빌려 썼다. 하지만 입으로는 “난 책을 좋아해.”라고 하고, 글로는 “我好冊(난-좋아해-책을)”이라고 쓰다 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나마 양반 사대부들은 한자를 배울 수 있었지만, 일반 백성들은 한자를 배우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백성들은 법률적인 곤란한 문제에 자주 빠졌고, 양반 지배층은 그것을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백성들이 자신의 뜻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하는 것을 가엾게 여긴 세종대왕은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우리만의 문자인 훈민정음을 만들게 되었다.
2. 한글은 언제 만들었나요?
훈민정음은 1443년에 만들어졌다.《조선왕조실록》 1443년 음력 12월 30일 자에 “이달에 임금(세종대왕)께서 친히 언문(훈민정음) 28자를 만드셨으니…….”라고 기록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훈민정음이 창제된 뒤, ‘글자 훈민정음을 만든 취지와 원리, 풀이와 용례’를 자세하게 쓴 《훈민정음》이 1446년 음력 9월 초에 편찬되었다. 이로써 한글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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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글을 왜 과학적인 글자라고 하나요?
논리적이다
훈민정음의 과학성을 말할 때 가장 먼저 말하는 것은 자음자와 모음자를 만든 원리다.
먼저 자음의 경우를 보면, 세종대왕은 《훈민정음》 해례본에 그 제자 원리를 글로 분명하게 밝혀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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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닛소리 글자인 ㄱ은 혀의 안쪽이 목구멍을 닫는 모양을 본떴다.”
“혓소리 글자인 ㄴ은 혀끝이 윗잇몸에 붙는 모양을 본떴다.”
“입술소리 글자인 ㅁ은 입의 모양을 본떴다.”
“잇소리 글자인 ㅅ은 이의 모양을 본떴다.”
“목청소리 글자인 ㅇ은 목구멍의 모양을 본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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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은 우리 입 안에서 소리가 만들어지는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떠 기본자 5개(ㄱ, ㄴ, ㅁ, ㅅ, ㅇ)를 만들었다. 이 글자를 바탕으로 세게 소리를 내는 방법을 사용해 확장했다.
그래서 한글은 글자만 봐도 소리를 유추할 수 있고, 기본자를 알면 나머지 글자도 쉽게 쓰고 발음할 수 있는 과학적인 글자다.
모음의 경우에는 세계의 3요소인 ‘하늘, 땅, 인간’의 철학을 담았다. ‘ㆍ (아래아)’는 둥근 하늘의 모습을, ‘-’는 평편한 땅의 모습을, ‘ㅣ’는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각각 본떴다. 하늘과 땅이 생기고 그 속에서 인간이 대지에 발을 딛고 생장한다는 이치를 담아 이들이 조화롭게 엮인 모음 11글자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모음은 획을 추가하고 빼는 방식으로 확장하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쉽고 적기도 쉽다.
이처럼 세종대왕이 만든 자음과 모음은 우리가 가진 발음 기관을 관찰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자연의 소리나 사람의 말소리를 가장 정확하게 적을 수 있다. 또한 자음자와 모음자의 기본 글자는 자음자 5자 (ㄱ, ㄴ, ㅁ, ㅅ, ㅇ), 모음 3자 (ㆍ, ㅡ, ㅣ)에 불과하지만, 규칙적으로 확장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간결한 과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배우기 쉽고 실용적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문에 정인지가 적은 것처럼, ‘한글은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이 지나기 전에 깨우치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10일이면 배울 수 있는’ 배울 수 있는 쉬운 글자다. 독일의 한 언어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 볼 때는 한글이 어렵다고 느꼈지만 실제로 배워보니까 하루 만에 익힐 수 있었다. 특히 한글 글자 모양이 입 모양이나 발음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열 살도 안 된 우리 아이들도 취미로 한글을 금세 깨우치고 나서는 자기들끼리 비밀 편지를 쓸 때 한글을 쓴다. 독일어를 한글로 적는 것이다. 그만큼 한글은 쉽게 익혀서 쓸 수 있는 글자다.”
또한 첫소리 글자, 가운뎃소리 글자, 끝소리 글자를 합쳐 모아쓰는 방식이 규칙적이고 실용적이다. 만약에 알파벳을 쓰는 것처럼 ‘한글’을 ‘ㅎㅏㄴㄱㅡㄹ’이라고 적었다면, 지금처럼 빨리 읽고 쓸 수 없었을 것이다. 한글처럼 모아쓸 때 2.5배 더 빨리 읽는다는 실험 결과도 있을 정도이니, 한글의 표기 방식은 굉장히 실용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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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왜 ‘ㄱ, ㄷ, ㅅ’을 ‘기역, 디귿, 시옷’이라 불러요?
‘기역, 니은, 디귿, 리을, 미음, 비읍, 시옷, 이응, 지읒......’
자음을 부르는 이름에는 규칙이 있다. 모음 ‘ㅣ, ㅡ’를 활용해서 첫소리와 끝소리에 같은 자음을 넣어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ㄱ, ㄷ, ㅅ’ 만은 ‘기윽, 디읃, 시읏’이 아닌 ‘기역, 디귿, 시옷’이라 하여 규칙에서 벗어나 있다.
한글 기본 자음의 이름은 1527년 최세진이 펴낸 ‘훈몽자회’에 처음 등장한다. 여기에는 자음의 이름을 한자로 적을 때 ‘-은, -을’음은 대응되는 한자 ‘隱(은), 乙(을)’로 적었으나, 대응되는 한자가 없는 ‘-윽, -읃, -읏’은 비슷한 한자의 음이나 뜻을 빌려 썼다고 되어 있다.
기역의 ‘역’은 ‘役(부릴 역)’에서 ‘역’을 가져오고, 디귿의 ‘귿’은 ‘末(끝＜귿 말)’에서 ‘귿’을 따오고, 시옷의 ‘옷’은 ‘衣(옷 의)’에서 ‘옷’을 따와 자모의 이름으로 썼다. 다른 자음자와 규칙은 다르지만 첫소리의 자음과 끝소리의 자음을 모두 보여 주는 방식은 같다고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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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현대 한글의 자모로 만들 수 있는 글자는 모두 몇 자인가요?
한글은 모음자를 중심으로 첫소리 자음과 끝소리 자음(받침)을 모아서 쓰는 방식이다. 물론 받침이 없는 글자도 있다.
한글 맞춤법에서는 한글 기본 자음은 14개, 기본 모음은 10개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기본자를 응용해 만든 글자로 자음이 5자가 더 있고, 모음은 11자가 더 있다.
| 자음 |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ㅌ ㅍ ㅎ (ㄲ ㄸ ㅃ ㅆ ㅉ) |
| 모음 |
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 (ㅐ ㅒ ㅔ ㅖ ㅘ ㅙ ㅚ ㅝ ㅞ ㅟ ㅢ) |
이렇게 구성된 자음과 모음으로 계산을 해 보면, 받침이 없는 글자는 399자(19자x21자)가 되고, 받침 있는 글자는 10,773자(399자x27자)가 된다.
그러니 받침 없는 글자와 받침 있는 글자를 모두 합치면 11,172자가 된다.
이중 우리가 실제로 쓰는 글자는 2500자 내외이지만, 한글이 얼마나 다양한 말소리를 적을 수 있는 과학적인 글자인지 충분히 알 수 있는 숫자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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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한글날은 왜 10월 9일이에요? 시작이 궁금해요!
한글날은 훈민정음을 해설한 책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만들어 반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훈민정음 반포를 기념하는 행사의 시작은 조선어연구회와 신민사가 함께 1926년 기념한 제1회 ‘가갸날’이다. ‘가갸날’은 ‘가갸거겨....’하며 한글을 배우는 데에서 가져온 이름으로
《세종실록》에 1446년 음력 9월에 훈민정음이 반포되었다는 기록에 따라 음력 9월의 마지막 날인 29일로 정하였다. 2년 뒤인 1928년 음력 9월 29일부터 ‘가갸날’을 ‘한글날’로 바꿔 부르게 되었고, 1932년부터는 양력으로 환산한 10월 29일을 기념하여 지켰다.
그러다 1940년 7월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면서 오늘날 우리가 기념하는 10월 9일이 한글날로 정해지게 되었다. 정인지가 쓴 서문에 훈민정음 반포일을 ‘정통(正統) 십일년 구월 상한(上澣)’이라고 한 역사적 사실이 기록되었기 때문이다. 정통 11년은 1446년을 가리키고, ‘상한’은 ‘상순’과 같은 말로 1일부터 10일까지를 뜻하는데, 정확한 날을 알 수 없어 음력 9월 10일을 한글날로 정하였다. 10월 9일은 음력 9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날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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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잠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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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북한에도 ‘한글날’이 있나요? |
| 우리처럼 ‘한글날’이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북한에서도 한글 창제를 기념하는 날이 있다. 다만 우리는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을 기념하지만 북한은 훈민정음을 창제한 날을 기념한다. 1443년 음력 12월 30일 자 <조선왕조실록>에 “이달에 임금이 친히 언문 28자를 지으셨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여기서 ‘이달에’라고만 해서 정확히 12월 어느 날에 새 문자가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북한은 12월의 중간인 12월 15일을 창제일로 잡고, 그 날짜를 양력으로 바꾸어 1월 15일을 훈민정음 창제 기념일로 기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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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한글날’은 언제부터 공휴일이 되었어요? |
‘한글날’이 국경일과 공휴일이 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 1946년 10월 9일 |
한글 반포 500돌. 미 군정청에서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함 |
| 1990년 11월 5일 |
대통령령 제13155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해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됨 |
| 2005년 12월 8일 |
‘한글날 국경일 지정 법안’ 통과 |
| 2006년 10월 9일 |
한글 반포 562돌로 ‘한글날’ 국경일 재지정 첫 기념일 |
| 2012년 12월 28일 |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법령 공포 |
| 2013년 10월 9일 |
‘한글날’ 국경일이자 공휴일이 된 첫해가 됨 |
1991년부터 한글날은 공휴일이 많아 경제 활동에 지장을 준다는 논리에 따라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우리말과 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2005년에 국경일로 격상되었지만 공휴일로는 지정되지 않았다. 그 결과 한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점점 낮아졌고, 관련 행사 개최도 어려울 정도로 한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약해졌다. 이에 세계적으로 우수한 문자로 인정받는 한글에 대한 자국민들의 관심과 긍지를 고취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한 결과 2012년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 법령이 공포되기에 이르렀다. 어렵게 되찾은 ‘한글날’이다. 더 이상 회사와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는 수많은 휴일 중 하루로 한글날을 맞을 것이 아니라 한글 창제와 한글날에 담긴 참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기념일이 되었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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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세종대왕상’을 알고 있나요? |
| 세종대왕상의 정확한 이름은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King Sejong Literacy Prize)’이다. 이 상은 유네스코가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의 거룩한 정신을 기리고 문해 보급에 헌신한 개인 및 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주는 상이다. 1989년에 제정되어, 1990년부터 대상자를 뽑아 시상하고 있다. 매년 ‘세계 문해의 날’인 9월 8일,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시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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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누구나 알아야할 한글 이야기 10+9> 문화체육관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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