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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속의 작은 유럽, 청도(靑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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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청도는 칭다오 맥주로만 익숙한 곳이었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지만 1898년 독일에 의해 개항된 이후 급속도의 성장을 이루었고, 그 영향으로 도시가 마치 작은 독일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이런 이유로 ‘중국속의 유럽’이라는 애칭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2017년 9월 16일. 중국 청도와의 만남을 위해 우리는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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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 1. 예상과는 다른 이미지, 청도 |
| 인천 국제공항에서 1시간 반 남짓 비행 후 도착한 청도의 류팅(流亭) 국제공항은 깔끔한 이미지였는데 분위기는 매우 삼엄했다. 아마도 현재 한ㆍ중 두 국가 간의 긴장된 관계 탓인 듯 했다. 타국에 와서 긴장했던 탓인지 간단한 헤프닝(본인에게는 아니었을지 모르겠지만)을 겪고 조별로 단체 입국 수속을 마쳤다. 우리의 본격적인 청도 여행이 시작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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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비너스포트, 스카이 스크린 시티(天幕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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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도 여행의 스타트를 끊은 첫 장소는 스카이 스크린 시티, 텐무청이었다. 약 10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실내 복합 상업 거리로, 천장이 총 4가지(해돋이, 저녁노을, 별과 달이 떠있는 밤하늘, 정오)로 꾸며져 있어 하늘 아래를 걷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마치 일본의 비너스포트를 온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갔던 시간이 너무 일렀던 탓인지 아니면 휴일이었던 탓인지 문을 닫은 가게가 많아, 우리는 그저 다양한 잡화를 파는 노점상과 거리의 벽화를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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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꼬치 앤 칭다오, 칭다오 맥주 박물관 |
텐무청에서 걸어서 15분 남짓 왔을까? 머리 위로 거대한 칭다오 맥주 캔 네 개가 보였다. 칭다오 맥주 박물관이었다.
100년 전통의 세계적인 칭다오 맥주를 테마로 한 이 박물관은 고풍스러운 건물 외관과 현대적인 내부 시설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칭다오 맥주의 100년 전통을 느끼고 나면 무료로 생맥주 2잔을 시음 할 수 있는 코스가 압권이었다. 비록 우리가 방문했던 날은 중국 정부의 고위 간부가 방문해 여유롭게 맥주 맛을 즐길 수는 없었지만, 역시 본토에서 먹는 맥주 맛은 다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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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도를 지켜라, 잔교 |
| 기본적으로 항구 도시에는 배를 접안시키기 위해 계선시설인 잔교가 있기 마련. 청도 역시 산동성 최대의 무역항구 도시인 탓에 잔교가 있는데, 청도의 잔교는 내가 생각했던 일반적인 잔교와 다른 느낌을 갖게 했다. 마치 청도의 해안선을 지키는 수문장 같은 느낌이랄까. 실제로 청도는 1891년 독일군의 침략을 막기 위해 건설한 군용 간이 부두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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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교야말로 청도의 과거와 미래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었다. 잔교를 등지고 서서 시가지를 바라보면 왼쪽으로는 과거 지배받던 시절에 지어진 유럽식 건물을, 오른쪽으로는 현대에 지은 고층 빌딩들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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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에 빠질 수 없는 야경, 소어산 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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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었던 하루의 마무리로 야경만한 테마가 또 있을까. 청도의 아름다운 야경으로 첫날 여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우리는 소어산으로 향했다. 주택가와 청도에서 제일 유명한 해양대학을 지나 30분 정도 비탈길을 오르니 소어산 공원 입구가 나왔다. ‘어산(魚山)’은 본래 어민들이 그물과 생선을 말리던 작은 언덕이었는데, 1984년 중국 정부에서 공원을 조성하면서 함께 세운 란차오거(覽潮閣)라는 누각으로 인해 전망이 좋은 곳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땀 흘린 후 맛볼 수 있는 정상의 쾌거처럼 누각에 오르니 청도의 바다와 유럽풍의 집들이 한눈에 들어와 하루의 여독을 말끔히 풀어주었다. 올라오길 정말 잘했다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장관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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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의 여독를 푸는 데는 역시 삼맥!(feat. 칭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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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청도로 여행을 온 모든 사람이 첫날의 여행을 마치고 한 자리에 모였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근무한 터라 아직은 어색한 기운을 삼겹살과 맥주로 떠나보내며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일은 조금 더 색다른 청도를 느껴보기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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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 2. 청도의 과거와 현재 속으로 |
| 여행 이튿날이 밝았다. 그동안 쳇바퀴 도는 생활 습관으로 운동이 부족했던 탓일까. 아니면 전날 일정이 빡빡했던 탓일까. 맛있다고 소문난 호텔 조식조차 포기할 정도로 눈을 뜨기 힘들었다. 그래도 첫날과는 다른 청도의 모습을 느끼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첫 코스는 귀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하여 따로 잘 지은 큰 집, 영빈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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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한 손님을 맞이합니다. 영빈관(迎賓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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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한 손님을 모시는 집이라는 의미처럼 귀한 손님이 되어 보고 싶은 마음이었는지 영빈관은 이른 아침부터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청도의 영빈관은 1920년대 독일 총독관저로 사용된 건물로,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 구설수에 올랐었다고 한다. 사치스러운 행실로 결국 독일인 총독은 엄벌을 받고 추방당하기까지 했다고. 실제로 건물은 외부와 내부 모두 화려하기 그지없는데 건물이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전형적인 성의 모습이었다. 내부에는 샹들리에를 비롯한 화려한 인테리어와 마오쩌둥의 흔적이 가득했다. 사실 이곳이 중국인에게 유명해진 것은 1957년 마오쩌둥의 방문 때문이었다. 마오쩌둥은 거물급 관리들을 동반해 아름다운 해변이 보이는 이곳에서 휴가를 보냈는데 청도 사람들이 그것을 큰 영광으로 여기고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마오쩌둥을 향한 중국인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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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도의 대표적인 먹자골목, 피차이위엔(劈柴院) |
| 못 먹는 것이 없다는 중국. 그 진수를 보여주는 100년 전통의 먹자골목이 ‘피차이위엔’이다. 피차이위엔이라는 이름은 피차이(땔나무)를 팔던 거리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고, 상업의 중심지여서 땔나무로 불을 피우던 상업인들이 많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먹자골목이라고 해서 대만의 야시장이나 우리나라의 명동 같은 모습을 떠올렸는데, 입구는 의외로 그냥 지나쳐도 모를 만큼 평범했다. 하지만 ‘1902’라고 쓰인 입구를 지나면 좁은 골목 좌우로 각종 음식을 파는 가게가 늘어져 있는 장관이 펼쳐진다. 아쉽게도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반절 이상의 가게가 영업 준비 중이었다. 주로 보이는 메뉴도 떡볶이나 두부조림, 해산물 종류여서 평범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조금 더 들어가니 지네, 전갈, 거미, 메뚜기에 각종 벌레들을 파는 가게가 나오기 시작했다. 용기를 내어 먹어 볼까 싶기도 했지만, 맛을 보시는 지점장님들이 계셔 나는 그냥 구경만 했다. 불가사리까지 구워 먹는 걸 보니 진짜 중국은 못 먹는 게 없구나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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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도의 명동, 타이동 야시장(台東夜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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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도 최대의 번화가이자 볼거리와 먹을거리로 가득한 타이동 야시장. 어떤 사람은 타이동 거리라고도 했다. 낮과 밤의 모습을 비교해 봤을 때 둘 다 맞는 표현이었다. 우리는 낮에 방문했는데, 낮의 모습은 거리가 조금 더 넓다는 것 외에는 한국의 명동 거리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밤에는 그 넓은 거리로 좌판 노점상들이 몰려 나와 밤늦게까지 거리를 환하게 비추어 야시장이 형성된다고 한다. 마치 지킬과 하이드처럼 두 얼굴을 가진 거리라고 하니 기회가 되면 다시 방문해서 밤의 모습을 꼭 봤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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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민주주의 상징을 기리다. 5.4 광장(廣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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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 먹기 전, 주린 배를 움켜쥐고 오전 마지막 코스인 5.4 광장으로 향했다. 5.4광장은 청도가 5.4운동의 도화선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동쪽의 바다를 중심으로 남과 북으로 나뉜다. 중심축에는 ‘오월의 바람’ 조각상과 해상분수 등이 있으며, 오른편으로는 해변로가 있어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쓰였다. ‘오월의 바람’은 마치 빨간 회오리를 연상시켰다. 바람이 부는 모습을 낙엽에 색채를 입혀 표현한 것으로 5.4운동의 반봉건제 및 애국주의를 반영했다고 한다. 지금은 5.4 광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포토 스팟으로 자리매김한 듯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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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안 기암절벽이 아름다운 도교명산, 노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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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 후,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양구 케이블카 타기와 노산 등산을 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청도 내의 관광지는 웅장하지 않아 2~30분 머물렀다 가는 정도라서 오래 보고 느낄 시간이 부족했는데, 노산의 경우 산을 오르며 천천히 느끼고 생각해 볼 시간이 주어져서 전체 여정 중 가장 좋았던 코스였다.
노산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웅장함이 전해지는데 점점 오르다 보면 바다와 산이 연접하여 웅장함에 아름다움까지 더해진다. 주봉 노정은 해발 1,132.7m. 화강암 지형이 특색으로 기암괴석과 맑은 하천을 올라가는 내내 볼 수 있었다. 또한 케이블카에 앉아 구경하는 빨간 명인의 시문 석각 또한 장관을 이루었다. 이 풍경들은 2011년 1월 제2차 국가5A급 여유경구로 지정될 만큼 유려하고 아름답다. 천천히 산을 오르며 여로를 함께했던 선생님들과 나누었던 이야기가 아직까지 귓가에 맴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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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해지는 데에는 노래방만한 것이 없다. |
여행 첫 날은 어색해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 음주가무를 함께한다면 그 누구와도 어울릴 수 있으리라. 2박 3일의 짧고 아쉬운 일정의 마지막 밤을 현지식과 함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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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 3. 다음을 기약하며 |
|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노산 등산 후 마사지를 받은 영향인지 둘째 날보다는 몸이 가뿐했다. 어제 못 먹은 것까지 다 먹겠다는 자세로 조식과 사투를 벌인 후 호텔 구경을 했다. 5성급 호텔이었던 힐튼 청도 골든 비치 호텔. 여유만 있었다면 수영장부터 헬스장까지 다 누리고 왔으련만...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호텔을 나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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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도 와인의 역사와 문화. 와인 박물관(葡萄酒博物館) |
청도는 해안지역에 위치하고 일조 시간이 긴 탓에 포도를 재배하기에 적합하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 내에서도 와인이 유명하다고. 한국의 경북에 위치한 청도 역시 와인 터널 등 포도 재배지로 유명한데 이래저래 비슷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도 와인 박물관은 중국 최초의 와인 박물관으로, 지하 방공호를 개조하여 조성한 약 8천 평방미터 규모의 박물관이다. 원래 제대로 보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린다고 하는데, 우리는 다른 일정으로 인해 앞만 보고 달려 시음하는 곳까지 30분 만에 끝냈다. 중국 과자와 함께 와인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한 후 박물관을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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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박 3일이라는 빠듯한 일정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했지만 그만큼 느끼는 바도 많았던 여행이었다. 한국과 닮은 곳이 많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봤더라면 시야를 더 넓힐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 개인적으로 얻은 수확이 있다면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을 듣고 또 그에 따른 상담 방법 및 지원 계획을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들었던 이야기들을 마음 깊이 새겨, 조금 더 진보하는 회사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번 여행을 끝마치려 한다. |
| 글&사진. 개발2팀 김은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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